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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타들어 가면
평전 윤병두
가을이 붉게
타 들어가면
내 마음도 타들어 가는가?
앞산 뒷산
타들어 가는 가을빛에
내 마음도 붉게 타들어 가는가?
가을엔
강물에 떨어진 낙엽
강물 따라 흐르듯
흰머리 갈대
갈바람 따라 출렁이듯
타는 가을 따라
마음을 가을에 맡기자.
가을엔
(재잘거리는 아이들이
미끄럼틀 위에서처럼...)
알알이 굵어진 능금
농부의 손에 맡기듯
타는 가을 따라
그대로 마음을 가을에 맡기자.
가을 타는 나
황금빛 벼이삭
낫을 기다리듯
애타게 기다려지는 그 그리움
가로수 낙엽
이리저리 쓸리어 나가
커피 향 내뿜으며
한 줌 재가 되지만
내 그리움은
고운 가일빛에
떠날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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