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시 감상

그런게 아니었나 봅니다.

행복샘물 2024. 8. 28. 20:30

https://youtu.be/YgDJKu7hw1w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 平田 윤병두

여름 시계는 늘여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바람 잔잔한 한여름 오후
나뭇가지도 더위에 축 늘어 옴짝하지 않고
떠돌던 흰구름도 모였다 흩어졌다 함을 멈추고 있기에
여름 시계도 늘어져서 가지 아니할 줄 알았습니다.

9월은 멀리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철 모르는 코스모스가 한두 송이 피고 지지마는
철을 아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꽃물결의 장관은
아직 연출되지 않기에
9월은 저 멀리서 천천이 올 줄만 알았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가고 또 가봐야
가을을 만나볼 줄 알았습니다
눈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마음으로 들리는 소리가
여름 파도소리 인줄 알았더니
그것이 가을이 오는 소리였나 봅니다.

가을은 미리 가을색으로 마구 칠해놓고
그 길따라 천천히 오는 줄만 알았더니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푸르름이 아직 한창인데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를 맛보면서
성큼 가을이 다가옵을 알았습니다.

가을에는 아프다고들 하기에
그게 거짓인 줄 알았습니다.
코끝에 미리 전해지는 가을 내음에
보고픔에 가슴이 미리 아프려고 하니
가을이 짙게 물들어 오면
얼마나 아파해야 할지 나 모릅니다.

♧행복의 샘 ★ 서화대전♧ | 그런게 아니었나 봅니다.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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