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풍 /平田/ 尹炳斗
형언할 수 없는 색의 조합
노랗고 누렇고 노르스름하고 누르스름하고
빨갛고 뻘겋고 볽그스름하고 붉그스름하고
머지않은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
푸르름을 자랑하던 나뭇잎
온갖 아름다운 색으로 작별을 고한단다.
이별을 고하는 나지막한 목소리
너무 낮은 자세의 순종의 몸짓이기에
이 아름다운 색갈의 물결을 보며
나 또한 가을 바람에 함께 흔들리는
갈대 무리의 일원임을 알고
숙연해지나 보다.
단풍의 계절
그대 그리고 나
가을 타는 여자
가을 타는 남자
우리 또한 가을 속 작은 한 부분이 되어
오솔길을 걸어보자.
가을이 연출하는 음악과
나지막한 단풍의 순종의 목소리에
그냥 그대로
가을 여자(秋女?)가을 남자(秋男?)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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