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기울이면
평전 윤병두
나 홀로 자리에서
귀 기울이면
가을이 가을 소리를 내네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는
다만 가을이 내는
소리의 흉내일뿐
가을 소리 울림은
더 멀리에서 더 깊은데서
더 크게 소리하네
텅빈 자리에서 심호흡 하면
가을이 만들어 내는
가을 향를 마시네
솔내음 들국화 향은
참 가을향기 아니요
가을향은 더 멀리서
더 은은하게 다가오네
바람만이 쓸고가는 자리에서
눈 감으면 가을 색갈을 보네
눈 앞에 물들어 가는 나뭇잎 색은
가을색의 일부일뿐
가을 빛은 무지개보다 더 아련하네
추억의 자리 나홀로 자리에서
눈감고 심호흡하며 가만이 귀 기울여 보네
가을 빛 가을 향기로 오실 당신,
당신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는데
상수리 나무 열매 떨어지는 소리..
바람에 날려온 낙엽이 내는 소리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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