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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평전 윤병두
긴 기다림 후에 피었습니다
꽃샘 찬바람에도
시절을 알아 꽃은 피었습니다
꽃이 필 때는
웃으면서 피어나는 줄 알았습니다
하품을 하면서
매화는 피어나는 줄 알았습니다
봄바람에 기지개를 펴면
백목련 얼굴 내미는 줄 알았습니다
산수유 노란 꽃망울
고고한 듯 외로이 핀 매화
고운 자태 백목련
눈물이 있었습니다
고독을 견뎌야 했습니다
아픔도 따라야 했습니다
그러나 꽃은 피어야 했습니다
꽃은 아름답습니다
이제 바람 불고 비 내리는 날 밤
목련꽃 땅에 떨어진다고
울지 않으려 합니다.
벚꽃 바람에 흩날린들
슬퍼하지 않으려 합니다
꽃 진 자리에 새잎 돋아나고
열매 맺어야 하기에
그 환한 백목련 웃음 접어야 하고
배꽃 바람에 흩날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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